흔히 부모가 되는 시기를 하나의 ‘전환기’라고 한다. 부부의 생활과 주변의 여러 가지가 이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양상을 띤다. 신혼기에 둘만의 생활을 그리던 부부는 이제 부모로 ‘전환’된다.
■ 부부에서 부모로
결혼을 통해 주거를 공유하고 함께 생활하는 것은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공동의 주거이기 때문에 집안일을 적절히 분담해야 하고, 결혼 전 각자의 소비패턴을 부부 공동을 위한 소비로 바꾸어야 한다. 또한 결혼 전의 개인적인 생활을 벗어나 친인척관계 내의 여러 역할을 소화해내야 한다. 부모가 되고 나면 이에 더해 자녀 발달단계에 맞추어 적절한 부모역할을 수행해야 하고 다시금 그 동안의 생활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 부부를 위한 소비에서 자녀를 위한 소비로 바꾸고, 주말의 일정도 자녀에게 맞추어 계획하게 된다. 같은 놀이공원에 가더라도 부부만 있을 때는 부부의 취향에 맞는 어트렉션을 즐겼다면 이제는 꼬맹이들을 위한 놀이기구에 탑승하기 위해 긴 시간 줄을 서는 것이 당연해 지는 것이다. 자녀 출산 후 부부는 이제 단순한 부부를 넘어 자녀를 함께 키우는 부모로 전환된다. 부부의 대화는 자녀 양육에 대한 대화가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고, 나 자신의 이름보다는 ◯◯아빠, ◯◯엄마로 불리는 경우가 더 많아질 것이다.
과거의 부부는 결혼하면 부모가 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였고 그만큼 자녀를 위한 희생도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며 자녀를 키웠다. 부모 자신보다는 자녀를 위한 삶을 미덕으로 여겼다. 그러나 요즘의 젊은 부부는 자녀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삶과 자아실현의 가치를 동시에 중시하다 보니 손이 많이 가고 자신의 힘과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해야 하는 자녀양육을 더욱 힘들고 버겁게 느낄 수 있다. 자녀양육은 당연히 힘든 것이다. 하나의 생명을 온전하게 키워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일 수 없다. 그러므로 부부에서 부모로 바뀌어 나갈 때 갑자기 완벽한 부모가 되어야겠다는 부담감으로 자녀양육을 더욱 힘들게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삶을 함께 하는 동반자가 하나 더 늘어났구나 하는 반가움과 환영의 마음으로 자녀를 받아들이는 것이 먼저이다.
■ 부모역할을 수행하는 ‘부부’
부모가 되면 자녀양육에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하고 자녀 중심으로 생활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생활의 중심이 자녀가 되다보니 가족 내에서 부부보다는 부모-자녀관계가 우선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족의 중심은 부부여야 한다. 부부는 현재의 가족을 만들어 이끌어가는 중요한 구심점이고, 부부의 적절한 역할 없이는 부모역할도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자녀는 부모의 부부관계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워 나간다. 엄마와 아빠의 관계는 훗날 자녀의 대인관계 및 결혼관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부모의 갈등 해결방식은 자녀의 갈등 해결방식에 영향을 준다. 부부의 살아가는 모습을 자녀는 닮아가게 되고 그 자체로 자녀에게 교육이 된다. 그러므로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은 좋은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부부는 자신을 돌아보고 서로 지지해주며 자녀에게 좋은 모델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녀를 양육하는 것은 결국 부부를 성장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부모는 부모이되 여전히 인생의 파도를 함께 넘어가는 부부라는 것을 잊지 말도록 하자. 부부가 건강해야 자녀도 가족도 건강할 수 있다.
출처: 여성가족부 자녀연령별 육아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