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모성은 본능이라고 한다. 아기를 낳아 자녀를 사랑하며 잘 돌보는 것은 어머니의 당연한 본성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성은 어떨까? 아버지는 임신의 과정을 겪지 않고 자녀와 만나기 때문에 부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학습되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모성과 부성은 모두 본능보다는 학습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 모성은 본능인데 부성은 본능이 아니다?
모성이 본능이라고 여겨지는 한 가지 이유는 어머니가 자녀의 수태기간 동안 자녀와 신체적·정서적으로 한 몸이나 마찬가지인 상태를 거치며, 태동을 느끼고 뱃속에서 아기가 자라는 것을 직접 경험하므로 자녀에 대한 애착을 아버지보다 더 먼저 형성하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애착이 형성된 상태에서 출산을 하게 되고 모유의 형성과 같이 자녀를 보살피기 위한 신체적 변화를 겪게 되므로 주된 양육자는 어머니가 되는 것이 자녀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가장 합리적이다. 그러다보니 대부분 어머니가 자녀를 사랑으로 돌보고 기르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되었다. 그래서 ‘모성본능’이 약하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기도 하고, 자신의 모성본능이 약하다고 생각하는 어머니는 자기가 잘못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모성은 학습이다. 처음부터 완벽한 어머니는 없다. 자녀와 교류하고 상호작용하고 일상을 공유하면서 부모-자녀관계에 적응하며, 어머니 역할에도 적응해야 한다. 어머니 역할도 경험하고 배우는 것이다.
이번에는 부성에 대해 생각해보자. 많은 사람들이 모성은 본능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이 부성은 배우는 것, 즉 학습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나 자녀를 사랑하는 것은 연습이나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옳다. 처음부터 아버지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는 사람은 드물다. 자녀를 낳아 기르면서 자녀의 성격특성에 맞게 아버지로서의 양육행동을 조절하고 아버지-자녀 관계를 만들어 나가며, 아버지로서의 역할에 적응해야 한다.
결국, 자녀를 돌보고 기르는 자녀양육은 어느 한 쪽의 본능이 아니라 당연한 부모의 역할이고 책임이다. 여성의 신체구조와 자녀 출산의 역할 때문에 어머니의 역할이 본능이라 생각하고 어머니에게만 전적으로 맡기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 부모는 자녀와 건강한 관계를 맺고 부모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공유해 나가야 한다. 모성과 부성은 함께 배우고 노력하는 것이다.
출처: 여성가족부 자녀연령별 육아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