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18개월 정도 되면 슬슬 고집이 세지고 뭐든 혼자 하려는 경향이 늘어나게 된다. 이 시기의 유아들은 걷거나 몸을 움직이면서 자신의 신체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되고, 이에 따라 ‘자율성’에 관심을 갖게 된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보다 뭐든 스스로 해보려 하는데다가 ‘싫어’, ‘아니야’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기 때문에 부모들은 점점 아이를 다루기 힘들어진다. 동시에 이 시기는 자율성을 통해 선택과 결정, 의지를 발달시키게 되는 때이므로 부모역할이 한 단계 승급되는 전환기이기도 하다.
자율성은 유아가 무언가를 선택하여 행해보며 길러지게 되는데, 부모를 비롯한 양육자가 이러한 자율성을 지지해주지 못하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수치심이나 의심을 갖게 되어 한 인격체로서의 성장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율성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는 과보호, 무조건적인 제한과 통제를 삼가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허용하고 혼자 하도록 내버려두라는 것은 아니다. 아이에게 위험하거나 해가 되지 않는 선 이내에서, 그리고 상식적인 테두리 안에서 스스로 해보도록 기다려주고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
이 시기의 유아들은 어른들이 보기에 사소한 것까지도 스스로 해보고 싶어 한다. 신발을 혼자 신거나 옷을 혼자 벗어보거나 혹은 계단 오르내리기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 해보려 한다. 이럴 때 일단은 혼자 하게 지켜보자.
아이가 무슨 행동만 하면 이러 저러한 이유로 안 된다고 하면서 못하게 하거나 아이 스스로 해보는 것을 지켜보는 과정이 답답해서 해결부터 해 준다면 아이는 자율성을 기르지 못한다. 그리고 자신의 행동에 자신감을 가지기보다는 타인에게 의존하거나 자존감이 떨어지기 쉽다.
약속시간 때문에 빨리 나가야하는데 신발을 혼자 신겠다고 할 것 같으면 조금 일찍 준비를 하면 된다. 그래봤자 5분도 안 되는 시간이다. 혼자 손을 씻으려 한다면 그렇게 해줘보자. 물을 흘려대고 비누거품을 사방에 날려도 옆에서 미끄러져 넘어지지만 않게 지켜주며 바라보자. 아이는 놀이로 큰다고 하지 않던가. 스스로 해보고 혼자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자. 혼자 해보는 만큼 잘 하게 된다. 나중에 ‘왜 이것도 혼자 못하니?’ 혹은 ‘도대체 왜 스스로 생각하려 하지 않니?’ 하며 속상해 하지 말고 지금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자. 아이 스스로 해보다가 어려워하면 그 때 도와줘도 늦지 않다.
■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자율성은 선택이나 결정과 직결된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끝없이 생각하고 결론을 내리기에 이른다. 선택은 그만큼 중요한 하나의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아이에게 어린이집에 가기 전에 그날 입을 옷을 골라보고, 어떤 책을 읽고 무얼 하고 놀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결정권을 주자.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아이로 성장하려면 우선 스스로 해보고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이 길러져야 한다. 단, 처음부터 한꺼번에 너무 많은 선택지를 주면 오히려 혼란스러워지기 쉬우므로 몇 가지 중에서 결정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면서 점점 단계를 높여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면 옷이나 장난감을 고를 경우 처음에는 한두 가지 중에서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다. 혹은 놀이터에 갈 때 어떤 놀이기구를 탈지 한 가지를 정해보고 그 다음에는 무얼 탈지 계획해 보게 하는 등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넓혀나간다. 그리고 아이가 부모의 바람과 다르게 선택했더라도 자녀의 선택과 결정을 존중해주어야 진정한 자율성이 길러질 수 있음을 기억하자.
출처: 여성가족부 자녀연령별 육아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