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3살이 된 도영이는 의사표시를 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옷을 입히면 입혀주는 대로, 신발을 신기면 신겨주던 아이가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하려고 하는 것이다. 비도 오지 않는데 장화를 신겠다고 우겨서 한참을 달래고 설득하다가 장화를 신겨준 적도 있다. 아침에 어린이집에 보낼 때도 마찬가지다. 맞벌이 가정이라 얼른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출근해야 하는데 시간이 평소보다 두세 배는 늘어났다.
씻기고 밥 먹이고 옷 입히는 데 20~30분이면 될 일이 도영이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또 하겠다는 대로 하다 보니 1시간 이상 걸리는 것이다. 하지 못하게 하면 아이가 주눅 들거나 독립성을 해치는 일이 될까봐 이도 저도 못하겠는 아빠들. 어디까지 이해를 하고 아이가 원하는 대로 따라줘야 하는지 오늘도 초록색 옷을 입겠다고 강력하게 말하는 도영이를 보며 헷갈린다.
아이들은 어떻게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게 될까?
가. 영아기에는 자기이해가 발달한다
정서에도 발달과정이 있다. 어려서부터 얌전했다거나 양보를 잘하는 아이였다고 생각하면 오해를 하는 것이다. 또 2살까지는 아빠에게도 자신이 먹을 간식을 절대 주지 않던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더니 나누어 먹고 양보하는 법을 배워오기도 한다. 아이들은 일정한 연령까지는 자기중심적이라서 달이 자기를 따라온다고 생각하고 일정한 연령이 돼야 남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아이들은 일정한 연령이 되어야 분노조절이 가능해지고 일정한 연령이 되어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나. 유아기에는 자기개념이 생기기 시작한다
자기개념은 자신에 대한 평가적 판단이다. 유아들에게 자신에 대해 묘사하라고 하면 “나는 000이예요”, “나는 뽀로로를 좋아해요”, “나는 색깔을 알고 있어요” 등과 같은 이름, 소유물, 일상적 행위와 같이 관찰 가능한 특성을 언급한다. 영유아가 “내꺼야.”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 데, 이는 자아가 발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즉, 자신과 다른 사람의 영역을 분명히 하려는 노력이다. 성인이 유아와 지난 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유아가 자아개념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된다. 어머니와 과거에 대해 정서적 대화를 많이 한 유아는 시간이 지나도 자신은 지속되는 존재이며 다른 사람과는 구별되는 특별한 존재임을 깨달게 된다.
다. 유아기에는 자신에 대한 특별한 감정이 생기기 시작한다
유아기가 되면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에 대해 전반적으로 평가하기 시작한다. 위의 예에서 어떤 유아는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가치를 가지는데 비해 다른 유아는 스스로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다.
자아존중감은 “나는 특별해”, “나는 소중한 사람이야” 등 자신의 가치에 대한 보다 포괄적인 평가이다. 유아들은 자신의 능력을 매우 높게 평가하며 과제의 어려움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자아존중감은 행동으로 나타난다. 자아존중감이 높은 유아는 자신감이 있고 호기심이 많으며 독립적이다. 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믿고 주도성을 보이며, 독립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도전을 즐기며 탐구하고 질문하고 열정적으로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 성인이 유아의 감정을 수용하고, 유아와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되면 유아의 자아존중감이 높아질 수 있다.
반면 자아존중감이 낮은 유아는 자신감이 없고 위축되며 무기력해질 가능성이 높다. 주로 부모가 자녀의 감정을 무시하거나 자녀에게 비판적으로 대하게 될 경우 자녀의 자아존중감이 낮다. 유아의 자아존중감은 이후 아동기 정서, 사회성, 학습 등과 같은 다른 영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유아들이 스스로에 대해 긍정적인 가치를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 출처 : 통통 튀는 아버지들의 통하는 육아법(영유아기 자녀가 있는 아버지 양육가이드북)